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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책 이야기

도서관 문화향상을 위한 이벤트 수상작 소개

지난 4월 7일부터 약 한 달에 걸쳐 도서관 문화향상 이벤트가 실시되었습니다. 이에 우수작으로 선정된 '일반열람실 복도체험 수기'와 '우리들의 이야기' 사진을 블로그를 통해 소개합니다. 모쪼록 아래 수기를 통해 정석학술정보관 이용 예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는 한편, '우리들의 이야기' 사진을 통해서는 아름다운 봄의 캠퍼스를 느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복도체험 수기 우수작 ★

 

 

 

기계공학과 김지훈

 

2009년 3월 2일 도서관에 처음 발을 들인 날이다. 09학번인 내가 개강 첫 날부터 도서관에 출입하게 된 건 주 4일의 시간표 덕분이었다. 월요일이 공강이었던 것과 오리엔테이션 조와 함께 움직이지 않았던 것은 개강 첫날부터 신입생이었던 나를 도서관으로 이끌었던 것 같다.

대학이라는 낯설고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이 맞이하는 공간들은 신기함 그 자체였다. 고등학교 때의 도서관과 달리 대학교의 그것은 일단 규모와 외관부터 달랐다. 2005년 지어진 정석학술정보관은 마치 신축건물처럼 깔끔했고 무엇보다 웅장했다. 어쩌면 이런 웅장한 매력에 빠져 입학 6년차인 지금도 정석학술정보관에서 보내는 시간이 집에서 자는 시간보다 많은지도 모르겠다. 어디가 끝인지 모를 2, 3, 4층의 자료실들의 탐방을 끝내고 지하로 내려갔다. 300여석의 자리를 가진 세 개의 열람실들이 나란히 붙어있었다. 각각 특징을 가지고 있었는데, 답답함을 싫어했던 나는 2열람실을 택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역시도 2열람실이다.

4학년 1학기, 전공과목은 3학년 때까지 많이 듣고 지금은 한결 여유롭다. 여유 없었던 지난 학기들을 돌이켜 보면 지금은 정말로 한량한 대학생활을 즐기며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취업준비의 치열함 속에서의 망중한이랄까. 이런 여유를 뒤로 한 채, 나는 지금 복도로 나왔다. 현재 시각 13:09. 점심식사를 마치고 양치를 하러 가는 학우, 전화를 하고 있는 학우, 발권을 하는 학우, 친구와 웃으며 대화하는 학우 등 여러 학우들이 나와 함께 대학생활의 터전에서 함께 하고 있다. 그 와중에 외로이 서있는 이젤 위의 문구들.

복도 또한 정숙해야만 하는 열람실의 일부분입니다.’

바빠서 보지 못한 것인지, 애써 못 본 척 하려는 것인지 복도의 학우들에게 이젤 위의 문구들은 그저 우리가 읽지 못하는 한낱 외국어처럼 보인다. 마치 한글도 못 뗀 아이처럼. 우리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고(그렇지 않은 학우도 있겠지만) 대학교에 입학했다. 수능은 고등학교 과정의 이수 정도를 측정하는 목적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이 학생이 대학교에서의 교육을 수학할 능력이 있는가를 측정하는 시험이다. 수능까지 치고 온 우리가 이젤 위의 문구들을 해석하지 못 할리는 없을 것이다. 다만 애써 외면하려 하는 것일 것이다. 왜 그럴까.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아는 사람과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고, 안부를 묻고, 웃고 떠든다. 생각보다 간단하다. 잊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람을 만나면 인사하고 대화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동물이다. 하지만 동시에 망각하는 동물이다. 또한 들판의 짐승들처럼 본능에 의존하지 않은 채 자신의 의사대로 행동하고 표현할 수 있는 동물이다. 달리 표현하면 아는 사람을 만나 크게 웃으며 인사하는 것을 선택할지, 가볍게 눈인사 정도로 안부를 전할지 선택할 수 있는 이성과 감정이 지니고 있다. 그 중 후자를 택해야 하는 것은 우리가 서 있는 이 공간이 도서관이기 때문이다.

사실 서구에서의 도서관의 분위기는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고 한다. 자유로운 토론과 대화가 오가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들과 다르고, 우리는 우리만의 문화와 방식이 있다. 우리나라의 도서관에서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 열람실 내부에서는 당연하고 외부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얇은 철제문 하나가 복도와 열람실 두 공간을 분리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은 1분만 문 앞의 자리에 앉아 있으면 깨달을 수 있는 사실이며, 굳이 자리에 앉아 소리를 들어보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는 것일 것이다.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존재이며, 도서관에 서 있는 이젤 위의 문구를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복도 또한 정숙해야만 하는 열람실의 일부분입니다.

 

 

 

 ★ 우리들의 이야기 사진 최우수작 ★

 

경영학과 김규민

 

또한 우수작에는 당선되지 못했지만 행사에 참여해 주신 인하인 여러분들께도 다시 한번 감사 드리며, 앞으로도 정석학술정보관 이벤트에 많이 참여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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