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비가 오락가락하는 여름입니다.

 

종잡을 수 없는 날씨기이는 하지만, 초록초록한 나무들과 진해진 공기의 밀도는 여름이 다가왔음을 실감하게 해 주지요.

 

더워서 힘든 계절이기도 하지만, 무언가 역동감 넘치고 생기 있는 계절이 여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 여름, 여러분은 어떻게 보낼 계획이신가요?

 

가장 편한 공간, 가장 편한 시간에 읽는 책 한 권이면 지루함도, 더위도 잘 견뎌낼 수 있지 않을까요? 

 

드라마도, 너튜브도 지겨운 여러분을 위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는 책을 찾고 계신 여러분을 위해!!

 

표지부터 여름 감성 듬뿍 담은 도서를 소개합니다.

 

여름처럼 찬란한....때로는 쨍하기도, 때로는 서늘하기도 한 이야기의 세계로 함께 떠나봅시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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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서진 여름 : 이정명 지음

 

탁월한 심리묘사와 치밀하게 구성된 서사, 극적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전개, 이정명만의 뛰어난 가독성을 담보하는 신작 《부서진 여름》은 거짓말과 오해가 인간의 삶에 개입해, 행복하고 단란했던 가정을 무너뜨리고 그들의 삶을 어떻게 송두리째 빼앗아 가는지를 세 남녀의 비틀린 운명을 통해 그려낸다.

 

어느 지방도시의 18세 여고생 살인사건으로 인해 사슬처럼 얽혀 들어가는 세 남녀의 착각과 오해. 진실을 오해하고 드러난 사실을 거짓으로 착각해 벌어지는 징벌과 복수.

 

세 남녀를 통해 소설은 운명처럼 파괴된 시간은 쉽게 돌이킬 수 없다는 삶의 완곡한 진실을 보여준다.

 

또한 모두에게 고통을 주는 진실이 인간 삶 속에서 어떤 의미를 남기는지 반추하며, 삶을 지탱하는 착각과 오해 그 위태로움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혹은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곁에 존재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묻는다.

 

소장정보 : 인문과학정보실 811.36 이74진

 

 

2. 우리의 사람들 : 박솔뫼 지음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발표한 여덟편의 작품을 엮은 이번 소설집은 독특한 언어와 예상을 뛰어넘는 흐름으로 소설적 재미를 줄곧 선보이며 역시 작가 특유의 스타일로 빛난다.

 

각각의 작품들은 “정확히 어디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분명히 익숙한 나의 집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집에서 눈을 떴다는 감각”이 들게 하는 “낯선 공간”으로 독자들을 초대하는 동시에, 낯선 감각 너머로 은근한 “수수께끼 같은 희망”을 전한다.

 

읽는 이들은 낯섦에 당황하는 것도 잠시, 눈을 깜빡여 “차차 익숙해지는 사물들을 바라보며”(강보원 해설) 박솔뫼 고유의 유머와 사랑스러움의 세계로 진입한다.

『우리의 사람들』의 화자들은 실제로 선택하지 않았지만 어쩌면 가능했을 수도 있는 삶의 조건들을 가정해보며, 그 상상대로 살아갔을 누군가의 삶을 그리는 일을 반복한다.

 

표제작인 「우리의 사람들」의 화자는 친구들이 가기로 했던 숲에 가지 않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반대로 숲에 간 친구들을 상상해본다.

 

상상 안에서 숲에 간 어떤 사람들은 계속해서 걷다가 영영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

 

지금 이곳에 혼자 살고 있는 화자 역시도 어딘가에서는 결혼도 하고 애도 낳아 지금의 ‘나’와는 다른 삶을 살게 되는데, 상상하는 “그런 세계가 있으리라는 것을 깊고 가볍게”(11면) 믿는 일은 소설집 전반으로 이어진다.

 

소장정보 : 인문과학정보실 811.36 박55우

 

 

3. 어쩌면 스무 번 : 편혜영 지음

 

이번 소설집에 묶인 작품들은 모두 인물들이 현재 머물던 공간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며 시작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들이 새로 옮겨간 공간은 대체로 인적이 드문 소도시나 시골이다.

 

그곳은 언뜻 평화롭고 목가적인 듯 보이지만, 동시에 고립되고 폐쇄적이며 외지인에 대해 배타적인 곳이기도 하다.

 

『어쩌면 스무 번』에 실린 작품들은 시골이 가진 이런 이중적인 이미지 가운데 후자를 부각하면서 주변의 공간이 불현듯 낯설게 변하는 은근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한편 이들의 이동은 가족과의 관계 또는 과거에 작은 실수를 저질렀던 자신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인데, 이로 인해 온전히 해결되지 않았던 어떤 문제가 이전과는 다른 자리에서 어느 순간 거대한 위협이 되어 이들을 조여온다.

 

소장정보 : 인문과학정보실 811.36 편94어

 

 

4. 환한 숨 : 조해진 지음

 

이 책에는 자전소설인 「문래」와 2019년 김승옥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환한 나무 꼭대기」를 포함한 총 9편의 소설이 수록되었다.

 

특히, 「환한 나무 꼭대기」는 “어둠 속에서 빛을 더듬어나가는 듯한 섬세한 문장으로 쓰인 소설”이라는 심사평처럼, 인생의 굴곡을 어루만지며 말로 풀어내기 어려운 감정들에 환한 숨을 불어넣는 작가의 특장점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간 조해진은 사회에서 소외된 이주민, 입양인, 노동자 빈민 등 다양한 스펙트럼 안에서도 가장 어두운 자리에 머무는 이들의 삶에 색채를 더하는 작업을 수행해왔다.

 

이번 책에서도 가려지고 외면된 자리에 놓인 이들, 이를테면 기댈 곳 하나 없이 암 투병 중인 중년 여성이나 수은중독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일해야 했던 미성년 노동자들, 이렇다 할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청춘을 허비하다 지쳐버린 남녀의 삶 등에 렌즈를 가져다댄다.

 

작가는 이들의 삶이 결코 여기서 끝난 것만은 아니라는 “절박한 마음”으로 “감각되지 않지만 존재하는” 개개인의 이야기에 온기를 더한다.

소장정보 : 인문과학정보실 811.36 조93호

 

 

5. 기후변화 시대의 사랑 : 김기창 지음

 

『기후변화 시대의 사랑』은 오늘날 전 인류의 핵심 과제로 손꼽히는 기후변화를 테마로 쓴 단편소설 모음집으로, 이상 기후에서 촉발된 다양한 상황과 그에 따른 변화를 사실적이고 환상적인 이야기로 그린다.

 

기록적인 폭염, 급증하는 태풍, 이상 고온 현상, 에너지 문제를 둘러싼 갈등, 반 년 가까이 지속되며 숲 면적의 14퍼센트를 태운 호주 산불… 몇 년 사이 이상 기후 현상은 점점 더 심각하고 잦아지는 양상으로 우리 삶의 조건을 변화시키고 있다.

 

기후변화는 더 이상 얼음 나라의 북극곰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자 지금 당장의 문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장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막막하고 절실한 질문에서 소설은 시작되었다.

우리 삶 깊숙한 곳으로 들어온 기후변화는 이제 선택적 앎이 아니라 의무적 앎이 되었다.

 

그러나 선택적 앎이든 의무적 앎이든, 앎의 차원은 여전히 사실을 확인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요컨대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김기창 작가는 정체되어 있는 답답한 상황을 문학적 상상력으로 돌파할 수 있다고 믿는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정보가 아니라 정서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것을 영원히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최선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최후의 순간 무엇인가 선택해야 할 때, 우리를 선택하는 존재로 만드는 것은 정보가 아니라 감정일 것이다.

『기후변화 시대의 사랑』에 수록된 10편의 이야기는 인식하는 앎이 아닌 감각하는 앎을 제공한다.

 

소설을 읽는 동안 우리 내면에는 파문이 인다.

 

이대로 지속되면 파멸이라는 것을 알지만, 심지어 아주 잘 알지만, 아는 데에 그쳤던 ‘잔잔한’ 마음에 꼭 필요했던 파문이다.

 

호수에 던져진 돌과도 같은 이 소설들은 기후변화에 대한 우리 태도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다. 

 

소장정보 : 인문과학정보실 811.36 김18기

 

 

도서정보 및 이미지 출처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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