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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책 이야기

Cartoons & Books : 만화와 도서관

얼마전 미국의 경제 전문지인 비지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가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책 35권을 선정한 바 있습니다. 목록에는 조지 오웰의 <1984>,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알베르 까뮈의 <이방인> 등 세계적인 고전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중 눈에 띄는 작품이 하나 있습니다. 아트 슈피겔만의 <쥐>라는 작품이지요. 아시는 분도 있으시겠지만 이 작품은 '만화책'입니다. 유대인인 그의 아버지가 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에서 살아남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지난 1992년 만화로서는 최초로 퓰리처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우리나라의 대학도서관에서 최초로 소장하게 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전까지는 만화책은 대학도서관 장서로써의 가치가 인정되지 않아 소장하지 않았으나, 이 작품을 계기로 작품성이 인정되는 만화책을 구입, 소장하게 되었지요. 

 

<비지니스 인사이더 선"죽기 전에 읽어야 할 책 35권" 목록 모두 보기>

 

과거의 만화책은 문학적 가치가 없는 것은 물론 저속한 표현과 내용으로 인해 유해한 것으로 간주되었지만, 지금은 그 평가가 크게 달라져 만화 특유의 풍부한 상상력과 표현력을 바탕으로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은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되기도 하는 등, 하나의 예술 장르로써 확고히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추리 소설이나 판타지 소설 역시, 처음 나왔을 때는 문학적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고 하지요. 하지만 지금은 하나의 장르 문학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중요한 것은 그릇이 아니라 내용물임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만화든, 장르문학이든, 인터넷 소설이든, 그것이 담고 있는 내용이 인간의 정신을 풍부하게 하고 향상시키는(C. A. 생트-뵈브, '고전'의 정의 인용)것이라면 그것이 바로 명작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정석학술정보관이 소장하고 있는 만화 작품 들 중 일부를 소개합니다. 추운 날씨에는 따듯한 방에 누워 만화책을 읽는 것도 쏠쏠한 재미지요. 올 겨울 방학에는 작품성 있는 만화책 한 권 읽어보시는 것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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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쥐 : 한 생존자의 이야기 

 

세계2차대전 당시 유태인 대학살의 참상을 보여주는 뛰어난 작품으로, 흑백으로만 이루어져 강렬함을 선사한다. 유태인인 '블라덱'이 히틀러가 점령한 유럽에서 살아남은 과정을 만화가인 아들 '아트'에게 들려주는 형식으로 구성한 이 만화는, 두 가지의 이야기를 함께 들려주고 있다. 하나는 '블라덱'이 아내 '안나'와 히틀러가 점령한 유럽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과정을 들려주는 이야기다. 다른 하나는 기억 속에 쉽게 묻어버릴 수 없는 역사를 안고서 사소한 논쟁과 방문으로 이루어진 평범한 삶을 이끌어가는 '블라덱'과 '아트'의 곤혹스러운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두 가지의 이야기를 조화롭게 이어나가면서 '블라덱' 세대와 '아트' 세대의 화목도 꾀한다.

* 소장정보 : 인문과학정보실 / 741.5973 슈898주

 

 

 

 

 신과 함께 : 저승편

 

정의롭지 못한 세상, 그러나 저승에는 정의가 살아있다! 특별히 남에게 나쁜 짓을 하지도 않았지만, 딱히 착한 일도 하지 않은 평범한 남자 김자홍이 저승에서 진기한이라는 변호사를 만나 49일 동안 일곱 번의 재판을 거치는 과정을 그렸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웹툰>에 연재된 작품으로 ‘저승’을 키워드로 세상을 풍자하고, 신과 인간의 운명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자칫 어두울 수도 있는 ‘죽음’이라는 소재를 근대화된 저승이라는 설정으로 맛깔나게 각색하고, 블랙유머 속에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를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특히 우리 전통과 신화를 배경으로 활용하여 한국적인 이미지를 그려내고, 사소하지만 공감이 가는 주제로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풀어냈다.

* 소장정보 : 인문과학정보실 / 741.5951 주95시

 

    

 

 

■ 설국열차

 

2004년 국내에 번역 출간되었으며, 봉준호 감독이 영화로 재탄생시키면서 새롭게 출간된 이 책은 멸망한 세상의 유일한 생존처인 열차를 소재로 한 디스토피아적 SF 만화이다. 캐릭터와 스토리라인은 각색을 통해 변경되었지만 이야기의 기본적인 설정은 유지되어, 원작 만화와 영화를 비교하며 볼 수 있는 흥미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동서 냉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책은 인류를 구조하려는 영웅들이 나타나지만 그들의 희생으로도 절대적 절망 앞에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갈등과 대립, 탐욕이 불러오는 파국 앞에서 쉽게 희망을 제시하지 않는다. 마지막 페이지에서 역경의 ‘지천태’괘의 해석은 이 만화가 전하려는 평화공존의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해준다.

* 소장정보 : 인문과학정보실 / 741.5944 장32서

 

 

 

 

■ 그대를 사랑합니다

 

인생의 끝자락에서 피어난 아름답고 지고지순한 연정! 괄괄한 성격과 입담을 가진 새벽 우유 배달부 ‘김만석’ 할아버지는 매일 새벽 배달길에 마주치는 파지 줍는 할머니 ‘송씨’가 자꾸만 눈에 밟힌다. 눈이 오는 날 미끄러운 비탈길에서 송씨를 도와주고 기다리는 나날을 보낸다. 그렇게 가까워지던 송씨와 만석의 이웃집에는 ‘장군봉’ 할아버지 내외가 살고 있다. 장군봉 할아버지는 새벽부터 밤까지 근무하는 주차장 관리인으로, 치매를 앓고 있는 부인과 함께 살아간다. 자신이 일을 하는 동안 부인이 길을 잃을 것이 두려워 매일 대문을 밖에서 잠그고 다니던 군봉은 어느 날 깜박하고 대문을 잠그지 않은 채 출근을 하는데…….

* 소장정보 : 인문과학정보실 / 811.36 강25그

 

 

 

 

 

■ V for vendetta

 

자유와 독자성을 잃은 미래 전체주의를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으며, 파시즘에 무릎 꿇은 가상 미래의 영국을 배경으로 경찰국가에서의 숨이 막히는 삶과 그에 대항하는 인간의 힘을 박력적으로 보여준다.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후 2040년 영국, 피부색, 성적취향, 정치적 성향이 다른 이들은 '정신집중' 캠프로 끌려간 후 사라지고 거리 곳곳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모든 이들은 통제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어느날 이비라는 소녀가 위험에 처하자 어디선가 한 남자가 나타나 그녀를 구한다. 옛날 국회의사당을 폭파하려다 사형당한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쓴 그는 'V'라는 이니셜로만 알려진 의문의 사나이. 브이는 자신을 따르는 이들을 모아 폭력과 압체에 맞서 싸우며 세상을 구할 혁명을 계획하는데...
* 소장정보 : 인문과학정보실 / 741.5942 M821v

 

 

 

 

  도서정보 출처 :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