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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정의로운 사회를 위하여 : 제헌절 및 세계 정의의 날 기념 추천도서

지난 겨울 경찰청장의 딸을 살해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지적장애 아버지와 딸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다룬 <7번방의 선물>이라는 영화가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삭막한 잿빛 감옥을 순식간에 밝혀주는 귀여운 꼬마의 재롱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웃다가, 딸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사형을 택하는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에서는 관객들 모두 눈시울을 붉혔었죠. 그런데 이 영화는 사실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1972년 춘천 파출소장 딸의 강간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당시 내무부 장관은 2주 안에 범인을 검거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다급해진 경찰은 만화가게 주인이던 정원섭씨에게 누명을 뒤집어 씌웁니다. 조사 과정에서 협박과 고문을 견디지 못한 정씨는 허위 자백을 하게되고 15년의 옥살이 끝에 모범수로 가석방 되었습니다. 출소한 정씨는 2009년 재심을 통해 다행히 무죄 판결을 받았고, 최근에는 국가로부터 손해 배상을 받게 되었다는 뉴스가 보도 되었습니다.

 

오늘 아침에 들은 이 뉴스가 더욱 뜻 깊은 이유는 오늘이 바로 제헌절이자 UN이 정한 세계 정의의 날(World Day for International Justice)이기 때문입니다. 다들 잘 아시다시피 제헌절은 1948년 7월 17일에 헌법이 제정, 공포된 것을 축하하는 날로,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와 준법 정신을 고양할 목적으로 제정된 기념일입니다. 한편, 잘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국제형사재판소 설립을 위한 로마 규정(Rome Statute)의 채택일이 7월 17일이기에 UN에서는 이날을 세계 정의의 날로 정하여 기념하고 있습니다.(국립민속박물관 한국세시풍속사전, Wikipedia 인용)

 

법을 근거로 한 민주적이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헌법이 제정된 지 올해로 65년이 되었습니다. 그간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많이 정착되었지만, 그 결과 정의로운 사회가 이루어졌냐고 묻는다면 아직은 고개를 갸웃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정의 사회의 시작이 법을 만드는 것에 있다면, 그 완성은 공정한 집행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정씨처럼 잘못된 판결로 인해 억울한 삶을 살게 된 피해자가 있는 한 정의 사회 구현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오늘은 제헌절과 세계 정의의 날을 기념해 법과 정의에 대해 다룬 책들을 소개합니다. 이 책들을 읽고 정의로운 사회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그것을 만들어 갈 것인지 고민하는 사람이 늘어난 만큼, 지금도 어딘가에 있을 - 혹은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 또 다른 정씨들이 줄어들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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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을 보는 법 : 법치주의의 겉과 속

 

법이 걸어온 근대 역사를 배경으로 법에 관해 체계적인 이해를 돕는 책. 법 일반에 대해 궁금해 할 만한 질문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법규범이 현실에 어떤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영화, 소설, 철학서의 여러 흥미로운 사례를 들어가며 풀어낸다. 이 책은 다양한 소재를 소개하며 이해를 돕는 것이 특징이다. 영화 <터미널> <콰이강의 다리> <데드 맨 워킹> <마틴 기어의 귀향> <쉰들러 리스트> <12인의 성난 사람들> <갱스 오브 뉴욕> <투 캅스 2> <솔라리스> 에서부터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과 <만적의 난>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화 속에 숨어있는 법률 찾기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소장정보 : 법학정보실 / 340.1 김66버 

  

 

정의란 무엇인가

 

정의론 분야의 세계적 학자이자, 공동체주의 이론의 대표적인 4대 이론가로 손꼽히는 샌델 교수의 실제 하버드대 강의 'Justice(정의)'를 바탕으로 쓴 『정의란 무엇인가』. 7천명도 채 안 되는 학부생 가운데 무려 천 명의 학생들이 듣는 마이클 샌델의 'Justice(정의)' 강의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고 영향력 있는 수업으로 손꼽힌다. 자유사회의 시민은 타인에게 어떤 의무를 지는가, 정부는 부자에게 세금을 부과해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하는가, 자유시장은 공정한가, 진실을 말하는 것이 잘못인 때도 있는가, 도덕적으로 살인을 해야 하는 때도 있는가 등 우리가 시민으로 살면서 부딪히는 어려운 질문들을 설득력 있게 풀어간다.

* 소장정보 : 인문과학정보실 / 172.2 샌24저 

 

  

 

■ 정의란 무엇인가는 틀렸다

 

현대 정치철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마이클 샌델의 정치철학을 비판하는 정치교양서이다. 저자는 모호한 딜레마를 내놓는 것이 아니라 이성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타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마이클 샌델의 정치철학을 깊이 해부한다. 샌델이 자신의 견해를 논증하기 보다는 주장하고 있음을 비판하면서, 저자는 샌델의 철학적 방법론뿐만 아니라 흥미로운 예시들 뒤에 숨겨진 주장이 매우 위험하다는 점을 논증한다. 또한 존 스튜어트 밀, 로버트 노직, 존 롤즈 등 샌델이 왜곡한 정치철학의 거장을 재조명하며, 탄탄한 논리로 정치철학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더불어 자유와 평등의 딜레마, 재산 소유권의 한계, 징병제와 모병제의 문제, 과거사에 대한 집단 책임의 문제 등 다양하고 풍부한 정치철학의 문제들을 풀어가는 지적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 소장정보 : 인문과학정보실 / 172.2 이92저

 

 

 

당신을 위한 법은 없다 : 범죄 유발성 형법과 법의 유통 권력자들

 

대학교수 박영규와 대법원 재판연구관, 국회 법제실을 거치며 판결과 입법 경험을 쌓은 젊은 법학자 류여해가 만나 상식과 원칙을 왜곡하는 대한민국 법의 현실을 고발한다. 대한민국 입법의 부실함 속에서 법이 어떻게 선량한 시민을 범죄자로 만들고 불이익을 끼치는지, 현실과는 반대로 향하는 법에 의해 어떻게 우리의 내일이 위협당하고 있는지, 또 부실한 입법 시스템 속에서 기득권층이 어떻게 법을 ‘사유화’해가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이를 통해 이법과 사법, 행정에 두루 퍼진 ‘파행’과 ‘악습’을 짚어내고, 우리 사회의 환부를 드러냈다. 악법도 법이 될 수밖에 없는 법치국가의 현실 속에서, 우리 시민들이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 소장정보 : 법학정보실 / 340 박64다

 

 

■ 정의가 곧 법이라는 그럴듯한 착각

 

노스웨스턴 법학대학교 교수인 스티븐 러벳이 수십 년간 법조계에 몸담으며 법과 정가 충돌이 일어나는 논쟁적인 사례들을 수집하고, 그에 대한 칼럼을 발표해 엮은 책이다. 저자는 어느 것이 선이고 악인지, 어떤 가치가 더 우선시되어야 하는지 쉽사리 대답할 수 없는 다양한 재판을 통해 지금의 법체계에 질문을 던진다. 최초의 동성애 재판으로 불리는 오스카 와일드 사건, 변호사까지 속이고자 했던 빌 클린턴, 작은 소란을 인종차별로 부풀린 하원의원 맥키니 등을 마치 법정드라마처럼 흥미롭게 묘사하여 사건을 보는 다양한 관점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상식선의 사회정의와 법정 안에서의 정의가 얼마나 다른지, 또 그런 차이는 왜 존재하는지, 그렇다면 이 속에서 보완하고 변화시킬 지점은 무엇인지, 개인의 도덕과 윤리는 어떤 방향을 향해야 하는지 등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준다.

* 소장정보 : 인문과학정보실 / 174.3 러44저

 

 

  도서정보 출처 :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