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영국의 일간 텔레그래프는 문학사상 가장 빛나는 첫 문장을 가진 소설 30편을 선정해 소개한 바 있습니다(기사 원문 보기). 2013년 정석학술정보관 대출 1위를 차지한 <총·균·쇠>의 한 챕터에도 인용된 바 있는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 '모든 행복한 가정은 다 비슷한 모양새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불행의 이유가 다르다'를 비롯해 다양한 명문장들이 소개 되었지요. 한편, 첫 문장만큼 인상적인 마지막 문장으로 여운을 남기는 소설들도 많은데요, 그 중 하나가 <자기 앞의 생>의 마지막 문장 '사랑해야 한다'가 아닐까 합니다. <자기 앞의 생>의 저자 로맹 가리는 비행사와 외교관이라는 다양한 경험, 헐리우드 여배우 진 세버그와의 사랑과 결혼, 그리고 권총 자살 등 소설보다 더 극적인 삶을 살았는데요, 오늘은 로맹 가리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그의 작품을 소개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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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ain Gary
출생-사망 1914. 5. 21 ~ 1980. 12. 2
출생지 러시아 모스크바 주요작품 유럽의 교육 (1945)
하늘의 뿌리 (1956)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1962) 그로칼랭 (1974) 자기 앞의 생 (1975) 솔로몬 왕의 고뇌 (1979) 마지막 숨결 (2005, 미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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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맹 가리의 본명은 로맹 카체브(Roman Kacew)로 1914년 5월 21일(구력 5월 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무명배우 니나 카체프의 사생아로 태어났으며, 13세때부터 프랑스 니스에 정착해 성장하다 1935년 프랑스로 귀화했습니다. 1935년 <폭풍우>로 데뷔하였으며 1945년에 발표한 <유럽의 교육>이 비평가상을 수상, 1956년 <하늘의 뿌리>가 공쿠르상을 수상하는 등 작가로서 큰 성공을 거둡니다. 서른의 나이에 패션지 <보그>의 편집장 레슬리 블랜치와 결혼하였으나, 헐리우드 여배우 진 세버그와 사랑에 빠지며 전 부인과 이혼하고 진 세버그와 재혼합니다. 그러나 급진적 흑인인권운동가였던 진 세버그가 FBI의 감시를 받으면서 시작된 갈등으로 인해 결혼생활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고 작가로서도 평단의 외면을 받게됩니다. 이에 로맹 가리는 다양한 가명으로 소설을 발표하는데, 그 중 에밀 아자르(Émile Ajar)라는 필명으로 출간한 <그로칼랭>이 평단의 찬사속에 공쿠르상을 수상하며 평생 한 번 밖에 수여되지 않는 공쿠르상을 유일하게 두 번 수상한 작가가 되었습니다. 그 후 '에밀 아자르'라는 가명의 그는<가면의 생>, <솔로몬 왕의 고뇌>등의 작품을 통해 천재 작가라는 찬사를 받았으나, '로맹 가리'라는 이름으로 출판한 작품은 끝없는 혹평에 시달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계속됩니다. 그리고 두 사람이 동일 인물이었다는 사실은 그의 자살 후 유서가 발견되고서야 비로소 세상에 알려집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참고)
제2차 대전 중에는 비행장교로 활약하여 훈장을 받고, 15년간 외교관으로 활동하며 여러 나라에 체류하기도 하고, 헐리우드에서 만난 24세 연하의 여배우와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등 그의 삶은 일견 화려해보입니다. 하지만 국가기관의 냉혹한 감시속에 사랑하는 여자와 갓 태어난 아이를 잃고, 모순적인 평단으로부터 '천재'라는 찬사와 신랄한 혹평을 동시에 받다 마침내 권총 자살이라는 극단을 택할 만큼 세상은 그에게 가혹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외된 인간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으며 '사랑해야 한다'고 역설한 로맹 가리의 작품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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